다 죽여버리겠다. 쭤뻐쭤뻐 (개똥녀 여론을 비판하며)

[ 2005년 06월 08일, 16시 50분] [ 글 갈래 : 생각 잡기 ]

개똥녀 사건은 과연 덜덜덜이다. 그 여성이 잘못한 것은 분명하나, 작금의 사태는 잘못을 질타하는 이보다 질타하는 이들에 뭍어가며 사람을 병신 만드는데 재미 들린 이들이 더 많아 보여 쓸쓸하다. 더 무서운 건 개똥녀 사건을 이용하여 돈벌이에 나서는 이들이 나올만큼 누군가 인권까지 말살 당해가며 화제거리가 되면 그걸 적극 이용하는 철면피가 자연스럽고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마녀사냥이 이뤄지는 현장에 가서 마녀를 죽이는데 탁월한 도구를 판매하는 상인을 보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나는 이번 일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는 표현은 동의하지 않는다)

더욱이 원본 사진은 개똥녀라 불리는 여성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조차 없었다. 얼굴이 그대로 다 드러난다. 중죄인에게도 인권은 있다. 백만 삼천 칠백 삼십보 양보해서 그 여성의 당시 대응이 설령 중죄이고 인륜을 파괴한다쳐도 이건 아니다. 또한, 그러한 사진을 그대로 재배포하며 한시라도 빨리 많은 사람들에게 이 쳐죽일 년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한 정의감 가득한 누리꾼들의 행보 역시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게 만든다.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세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법보다 빠른 주먹보다도 사진이 앞서는 세상이다. 인권과 초상권에 대한 기본 개념조차 없이 사진기를 마구 들이대는 이들의 정의 사회 실현을 위해 오늘도 사진기는 찰칵댄다. 경찰을 무능하게 만들며 스스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허가도 없이, 그리고 악당들의 인권을 싸그리 무시한 채 두들겨 패대는 미국의 영웅들이 대한민국을 점령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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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과 엮인글이 있습니다.

  1. 아크몬드:

    인터넷을 통해 정말 여러 사람 다치는 것 같습니다…
    너무 사람을 몰아붙이는 것도 할 일이 아닌 것 같네요.

    ㅎㅎ..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at 2005/06/08
  2. saysix:

    체제가 유지되려면 구성원들의 공격성과 불만을 온몸으로 받아낼 희생양이 필요하다고 하죠. 끓어오르는 에너지가 체제 자체의 모순으로 향하기 전 엉뚱한 대상으로 방향을 돌려 해소되게 함으로써, 전체의 안정을 구하는 거죠. 이 때 희생양의 목숨이 댓가로 지불됩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이 구성원들에게 가하는 압박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새삼 느낍니다. 그렇게까지 나서서들 난리칠 정도의 사안은 아니었으니까요. 다들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였으면 우연히 지목된 한 사람을 향해 그토록이나 처절한 폭력을 휘둘러대는 것일까요.

    이 사회 안에서 몸 담고 살아가야 할 나날들이 참 막막해집니다.


    comment at 2005/06/09
  3. 『EYEz™의 세상바라보기』:

    마녀사냥.. 올바른 방향인가?

    사회에는 성문법이라는 게 있고 그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법전에 명시되어 있는 형을 내린다… 이게 법치주의국가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문법(헌법, 형…


    trackback at 2005/06/09 이 의견은 엮인글(Trackback)이며, 모든 내용을 읽으시려면 이곳을 누르세요.
  4. 한날:

    아크몬드님/ 일이 커지지 말고 좋게 끝나기를.

    saysix님/ 아주 적절하고 정확한 지적입니다. 그래서 참 우울합니다.


    comment at 2005/06/09
  5. Chloe:

    누군가 누리꾼들을 하이에나에 비유하던 게 생각나네요..
    개똥녀 사건이 덜덜덜임에 올인합니다 ㅋㅋㅋ


    comment at 2005/06/10
  6. 한날:

    착하고 바르게 살렵니다. 무서워잉.


    comment at 2005/06/10

댓글을 남기시면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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